코로나에 증시도 양극화… 바이오·IT 등 ‘신고가’, 항공·리츠 등은 ‘울상’

입력 2020-04-23 16:48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해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 등 새로운 트렌드에 편승한 기업들에선 신고가가 속출하는 반면,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항공·금융주 등과 경기 침체의 여파가 미친 부동산 리츠(REITs)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가장 두드러진 주가 회복세를 보인 건 제약·바이오주였다.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치고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올랐다. 주가도 23일 6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2상 승인을 받은 부광약품도 연초 1만4050원 수준이던 주가가 현재 2만83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코로나 사태가 되레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정보기술(IT)과 재택근무 관련 종목도 급등세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네이버는 이날 19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재택근무 관련주인 알서포트도 20.88% 급등한 66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간편 결제 및 온라인 쇼핑,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시국에도 실적이 증가한 덕분이다. 화장품 및 소비재를 생산하는 LG생활건강도 60분기 연속 성장 기록을 이어가면서 8% 오른 14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항공·면세점·여행업 등은 부진의 늪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 업종의 목표 주가를 속속 낮춰 잡고 있다. 초저금리 추세에 공적 자금 역할까지 강화된 금융회사들도 최근 정부의 배당 자제 권고 등이 겹치며 주가 반등 동력이 낮아진 상태다.

실물 경제가 위축되면서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던 리츠 수익률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 7곳의 평균 손실률은 18%에 달한다. 이리츠코크렙과 NH프라임리츠의 경우 20%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지닌달 중순 대비 30% 넘게 오른 상황에서 배당을 무기로 한 리츠의 수익률은 훨씬 낮았던 셈이다.

한편 국제 유가가 반등 흐름을 보이며 코스피는 18.58 포인트 오른 1914.73에 마감했다. 연기금이 98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900선 탈환을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1.36% 상승한 643.79로 종료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