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극대화되면서 관련 상품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원유 선물 연계 상품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재차 발령했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한 두 번째 소비자경보를 내렸다. 경보 등급은 가장 높은 수준인 ‘위험’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원유 관련 상품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경보를 지난 9일에 이어 다시 발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주요 WTI 원유 선물 연계 상품의 괴리율(원유 가격과 주가의 차이)은 레버리지 ETN는 최대 1044.0%, ETF의 경우 42.4%로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원유선물 가격 급락으로 내재가치는 크게 하락했으나, 상품의 매수세 급등으로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ETN의 경우 시장가격이 아닌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돼 내재가치보다 높게 매수하면 향후 유가가 상승해도 손실이 날 수 있다”고 했다.
레버리지 뿐 아니라 유가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ETN 투자자들도 ‘전액손실’을 볼 위험이 존재한다. 최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3일 일부 증권사들은 인버스 ETN 상품도 유가 변동에 따른 상장폐지 및 전액손실의 위험이 있다고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을 통해 경고했다. 원유 선물 가격이 50% 이상 오르면 기초자산 가격이 ‘0’이 돼 투자원금을 전액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원유 인버스 ETN 상품 6종의 시가총액은 총 5055억원 가량이다.
실제로 이틀 연속 폭락했던 국제 유가는 급반등한 상황이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배럴당 19.1%(2.2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폭락장’이었던 지난 20일, 21일에는 인버스 ETN에 투자자들이 몰려 관련 상품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당시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은 15.4%,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는 15.2% 가량 급등했다. 해당 상품들은 일간 유가 수익률의 마이너스 2배를 추종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