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6%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상태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300명을 넘었다. 지역사회에 광범위한 전파가 이뤄져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일본 게이오대학병원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입원과 수술이 예정된 일반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5.97%(4명)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모두 발열, 기침 등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확진자들이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사회 전파 상황을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5.97% 감염률은 전체 인구로 범위를 넓혔을 때 우려를 자아내는 숫자다. 게이오대학병원 측의 검사 샘플 수가 적어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도쿄 인구 1395만명(지난 1월 기준) 가운데 83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일본에선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자로 뒤늦게 밝혀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 22일까지 자택이나 길에서 사망한 시민 가운데 15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병원 이외 장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규모에 대해 “현시점에서 파악하고 있지 않다. 자택에서 요양하는 사람(자가격리자) 수도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광범위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짙지만, 아무 대책조차 없다는 사실을 자인한 꼴이다.
당장 SNS상에는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조사 샘플 수가 적지만 신빙성이 있는 숫자”라는 의견부터 “무작위 검사에서 나온 감염률이 이 정도면 무서운 이야기”라는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증상이 없으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없어 더 큰 일”이라고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NHK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하루 새 450명이 증가한 1만2704명이다. 현재까지 도쿄에서만 34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사망자 수는 311명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