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정세… 고대 등 주요대학 ‘등교수업’ 재개

입력 2020-04-24 08:01
코로나19 예방 행동수칙을 적은 플래카드가 지난달 27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 걸려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닷새째 10명 안팎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개강을 했던 서울 주요 대학들이 ‘오프라인 대면수업’ 재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고려대가 다음달 11일부터 온라인·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병행수업이란 대면수업을 진행하되, 수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거나 녹화 후 온라인 콘텐츠로 제공해 대면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또 30명 이하 소규모 강의는 수강생이 동의하고, 수강생 간 충분한 거리 유지가 가능한 강의실이 확보되면 등교수업만 진행하는 것도 허용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이를 위해 다음달 4일까지는 온라인 강의만 진행하고, 중간고사 기간인 6~8일 교내 전역에 방역조치를 한 다음 대면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측은 23일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학생들도 수업의 질적 측면과 성적 평가에서 대면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차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대학들도 오프라인 강의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연세대는 오는 29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대면수업 재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연세대는 다음달 1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균관대는 초·중·고 오프라인 개학, 사회적거리두기 기간 연장 등 정부 방침을 계속 지켜보며 논의를 진행하는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험·실습과목이나 실기과목은 이미 오프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대학들이 적지 않다. 경희대는 지난 20일부터 학생 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선에서 실험·실습과목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세대도 10명 미만의 소규모 실험·실습과목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다음달 4일부터 실험·실습과목에 한해 대면수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중앙대도 실기·실습 수업에 한해서 대면수업을 병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지만 시험은 오프라인으로 치르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는 1학기는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기말고사는 원칙적으로 대면시험을 치르겠다고 이날 공지했다. 중앙대는 학생 간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는 시험공간 마련을 위해 시험기간을 1주일 연장하고, 지방 거주 학생을 위한 숙소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 대학이 갑작스럽게 대면수업 재개를 결정하면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하면 이미 집으로 돌아간 지방 거주 학생들이 갑자기 서울 숙소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 무기한 연장 공지를 내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균관대는 학생들의 이번 학기 기숙사 입실을 아예 취소한 상태다.

한편 초·중·고 오프라인 개학은 다음달 초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회의를 열고 다음달 초 초·중·고 등교개학 시기 및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교원과 학부모 의견을 청취하고, 전국 시·도교육감 등과 협의하고 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