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인용한 문대통령 “12척 컨테이너선이 해운산업 살릴 것”

입력 2020-04-23 16:09 수정 2020-04-23 17:20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된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오늘 HMM(옛 현대상선)의 ‘알헤시라스호’가 명명식을 갖고, 드넓은 바다로 출항한다. 컨테이너 2만4000개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다”며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바다로 꿈을 넓힌 나라가 세계를 연결하고,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었다”며 “전 세계 교역의 90%, 우리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뤄진다. ‘해운 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원자재와 에너지가 해운으로 들어오고, 전시에는 해운이 육, 해, 공군에 이어 ‘제4군 역할’을 한다”며 “명실공히 해운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불황과 국내 1위 선사의 파산으로, 우리 해운은 70년간 구축해온 물류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해운산업 재도약’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했다.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여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파도를 넘어서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된다. 그만큼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여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긴급 수혈’과 함께 ‘체질 개선’으로 우리 해운의 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계 5위 해운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상생형 해운 모델’ ‘4차 산업혁명’을 통한 해운 육성, ‘친환경 선박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에는 우리 국적 컨테이너선이 빼곡히 정박할 것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도, 독일 ‘함부르크항’에도, 유럽의 항만들마다 우리 브랜드의 컨테이너박스가 가득 적재될 것”이라며 “‘알헤시라스호’의 첫 뱃고동 소리가 우리 해운,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기적,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알헤시라스호의 첫 항해를 축하하는 기념으로 한국 전통나침반은 ‘윤도’를 선물했다. 김정숙 여사는 여성이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는 명명식 전통에 따라 직접 명명줄을 끊은 뒤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한다.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알헤시라스’는 유럽 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명이다. 유럽항로에서 잃어버린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이름이 붙여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