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김여정은 애송이, 오래 못 가…김평일 주목해야”

입력 2020-04-23 15:3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오른쪽). 연합뉴스TV 캡처

탈북민 출신 태구민(본명 태영호·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 상황과 관련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평일(66)의 존재”라고 말했다.

태 당선자는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김여정(32) 체제로 가겠지만, 현 체제를 떠받드는 60, 70대 눈에 김여정은 완전히 애송이”라며 ‘다른 옵션’으로 김평일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평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김씨 일가이지만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백두혈통 곁가지’로 분류된다. 그는 1970년대 초반 김정일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최종 확정되면서 1979년부터 30년 넘게 헝가리·불가리아 등 해외 공관들을 돌았다. 지난해 체코 대사 근무를 끝으로 평양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태 당선자는 “만약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한다고 해서 북한 내부 혼란으로 즉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수십년간 맹목적으로 상부 지시를 따르는 데 습관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여정 체제가 들어서도 북한 주민은 일단 받아들일 것이라는 취지다.

북한 김정은(왼쪽)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뉴시스

그러나 태 당선자는 “김여정 체제가 들어선 뒤 얼마나 지속될지, 김여정 밑의 최측근 보좌진이 얼마나 그를 새로운 지도자로 받들고 갈지는 문제”라며 “김 위원장처럼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급변 상황에서 김여정이 새지도자로 인정받기 어렵고, 결국 일부 세력에 의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김 주석의 생일축하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다. 그가 2012년 집권한 뒤 이 행사에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이후 미국 CNN방송에서 미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해 위중설은 일파만파 퍼졌다. 청와대는 이에 “특이 동향이 식별 안 된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모른다.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위중하다는 외신 보도에도 북한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태 당선인도 “대단히 이례적인 동향”이라며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이 건재한지, 건재하지 않은지를 주민들에게 빨리 알려야 하는데 아직 조용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술받았다’라는,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추측이 난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아직도 북한이 가만히 있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30분 이상 걷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김 위원장의 유고 시를 준비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