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위중설을 재차 부인했다. 김 위원장이 외국 정상과 서신 교환을 하는 등 일상 업무가 이뤄지는 점을 미뤄 건강에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북한으로 보내겠다는 민간단체 신청을 승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 관련 정부의 입장은 동일하다”며 “정상 간 서신교환 등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일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함께 지방에서 머물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는 청와대 발표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 내에 특이 동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최근 김 위원장이 본인 명의로 쿠바 주석(4월 21일)과 시리아 대통령(4월 22일)에게 외교서한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아 위중하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정상적으로 집무가 이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위중설 보도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데 대해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 피격설이 있었을 때 매체를 통해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986년 11월 한 국내 언론이 김일성 주석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보도했지만 수일 후 그가 평양 순안공항에서 외빈을 영접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통해 건재함을 드러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방호복 2만 벌을 북한으로 반출하겠다는 민간단체 신청을 승인했다. 통일부가 코로나19 방역 물품의 대북 지원을 허가한 것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1일 민간단체 한 곳이 반출 승인을 받았다”며 “반출 승인 물품은 방호복 2만벌로 2억원에 상당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대북 지원이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뤄지면서 남북 간 방역·보건협력이 물꼬를 트는 분위기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