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붕괴’ 일본… 50대 男 병상 기다리다 자택서 사망

입력 2020-04-23 15:41
(도쿄 교도/AP=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17일 마스크를 착용한 통근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내 5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자택에서 숨졌다. 병상이 없어 자택 대기 중이었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할 곳이 없었다. 결국 자택에서 대기하다 증상이 악화돼 21일 사망했다.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이를 23일 알렸다.

현지 보건소는 병상이 없어 그를 거둘 수 없었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전화 정도만 매일 할 뿐이었다. 남성은 사망 전날 보건소에 몸 상태 악화를 호소했지만 증상의 긴급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사이타마현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성과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정보를 파악했으며 급변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며 “사망일인 21일에는 입원시킬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기후 교도=연합뉴스) 지난 21일 일본 기후현 하시마시에서 보건 당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호텔로 이송하고 있다. 일본은 병상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증 환자는 호텔 등에, 중증 환자는 의료기관에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택 대기하다 숨진 남성의 사례는 일본 내 병상 부족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도권인 사이마타현에선 병상이 부족해 21일까지 감염이 확인된 686명 중 절반 이상인 349명이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이마저도 불완전한 통계로 코로나19 감염자 중 자택 대기자나 병원 밖 사망자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 작성이 불가능한 상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택 대기 중인 사람은 몇명이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현 시점에선 파악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 파악해간다고 들었다”고 에둘러 답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자 중 병원 밖 사망자 수는 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