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오른 ‘슬의생’… 관전포인트 “일상의 작은 변주”

입력 2020-04-23 14:15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 안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2막이 올랐다.

7화 방송을 앞둔 신원호 감독은 “드라마 자체가 하나의 변주곡 같다”며 “같은 테마지만 조금씩, 계속 변주되는 포인트에 주목해서 봐주길 바란다”라고 23일 전했다. 그러면서 “5인방을 중심으로 관계는 더 무르익고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더 깊어질 것”이라며 “인생 40년 차에 접어든 친구들의 일상과 새롭게 다가오는 문제들, 환자들의 이야기와 병원 안에서의 다양한 관계까지 그 틀 안에서의 소소한 이야기가 매회 조금씩 변주, 몰입을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첫 방송 이후 매주 뚜렷한 시청률 상승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청률 최고 13.6%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 1회 방송하는 드라마지만 시청자의 기대감은 매회 높아지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 7화를 기점으로 2막을 열면서 드라마가 지금까지 뿌려놓은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지 관심이 모인다. 6화에서는 과거 익준(조정석), 석형(김대명), 송화(전미도) 세 사람의 엇갈린 진실이 공개됐다. 사실 익준과 송화는 MT가 아닌 면접 대기실에서 처음 만났다. 운명적인 5인방 첫 만남의 비밀은 우연히 아닌 적극적인 송화의 계획이었다. MT 내내 익준을 지켜보던 송화가 그를 뒤따라갔고, 좁은 창고에서 익준의 옆자리에 앉은 것 또한 우연이 아니었다.

송화에게 고백을 거절당한 석형의 속마음도 뒤늦게 공개됐다.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힘들어한 석형과 그런 친구를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는 익준의 모습이 이들의 엇갈린 관계를 짐작하게 했다. 익준은 우정을 위해 송화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한 번 엇갈린 두 사람의 마음이 20년이 지난 현재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5인방의 새로운 감정선에 기대가 모인다.

5인방을 둘러싼 이들의 사연들도 흥미롭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치홍(김준한)의 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위까지 하고 의사의 길을 걷는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여자 문제다, 적성이 맞지 않아서다,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다 등 갖가지 추정을 했지만 정작 치홍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한없이 밝고 씩씩해 보이는 익순(곽선영)에게도 과거의 상처가 있다는 사실이 맞물리면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익순은 치홍에게 “아직은 누굴 만나고 연애하고 그럴 자신이 없다. 다 못 믿겠다”고 말했다. 익순에게 아직도 상처라는 그 일이 무엇인지, 치홍이 육사를 그만둔 이유는 무엇인지 두 사람 과거 비밀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면서도 익순은 준완(정경호)의 고백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익준과 치홍의 대화를 통해 익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긴장감을 안겼다. 과거 익순의 상처가 두 사람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지난 4화 방송에서는 정원(유연석)을 향한 겨울(신현빈)의 짝사랑이 조명됐다. 겨울이 좋아하는 과자를 그의 앞에 놓아주는 정원의 모습도 그려졌다. 설렘도 잠시, 누구에게나 다정한 정원이 유독 겨울에게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높였다.

민하와 석형의 관계 역시 작은 행동에서 큰 변화가 감지됐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석형이 어느새 산부인과 식구들과 자연스럽게 식사를 했고, 그 중심에는 민하가 있었다. 특히 지난 6화에서 깻잎을 잡아주는 민하의 행동에 놀란 석형의 모습은 흥미를 자극했다.

의대생 홍도와 윤복의 이야기도 있다. 10년 전 엄마를 헌신적으로 치료하던 의사선생님의 모습에 반해 의사가 된 쌍둥이 남매.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신발 사이즈가 225라는 것뿐이었다. 현재 송화의 발 사이즈가 225라는 사실 때문에 과거 홍도와 윤복이 반한 의사가 송화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