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내리 적자’ 제주공사 시내면세점 최종 철수

입력 2020-04-23 13:06 수정 2020-04-23 16:36
제주관광공사 신화월드 면세점의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

2016년 개점 후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결국 문을 닫는다.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9일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 사업 면허를 반납하고 사업을 최종적으로 종료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철수하는 시내면세점은 중국 자본이 투자한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내 신화쇼핑거리에 입점해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면세점이 호황기였던 2016년 2월 롯데호텔 제주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2018년 1월 지금의 신화월드 자리로 이전했다.

당시 공사는 시내면세점 개점을 통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 제주관광 활성화를 노렸지만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전면 중단하는 한한령을 내리는 등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계속됐다.

여러 대내외적 변수 속에서 제주 외국인 관광객은 2016년 360만명에서 2017~2018년 120만명 대로 급락했다. 크루즈 입항 횟수도 2016년 507회에서 2017년 98회, 2018~2019년 20회대로 추락했다. 시내면세점의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는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관광공사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사업 철수를 공식 결정하고 최근까지 재고품 판매, 특허 반납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해왔다.

공사 관계자는 23일 기자실을 방문해 “사드 한한령, 면세점 구매패턴 변화, 대기업 중심의 면세시장 재편 등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았다”며 “아쉽고 착찹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제주관광공사는 지정면세점 운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2009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이용가능한 지정면세점을 열었다.

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철수로 도내 시내면세점은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2곳만 남게 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