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임원에게 손편지를 받았습니다”

입력 2020-04-23 11:25
트위터 캡처

한 소비자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기업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뜻밖의 답장을 받았다. 매일유업의 고위 임원이 직접 쓴 손편지였다.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글이 올라왔다. “빨대가 기본적으로 부착돼 제공되는 음료들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빨대들을 안쓰고 모아둔 뒤에 편지와 함께 (기업들에) 되돌려보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답장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사무적인 답글이나 문자메시지 정도를 기대했다. 그런데 직접 자필로 쓴 편지가 그에게 도착했다. 김진기 매일유업 고객최고책임자(CCO)·품질안전본부장이 쓴 편지였다.

트위터 캡처

김 본부장은 편지에서 “고객님의 편리함을 위해 제품에 부착한 빨대가 오히려 고객님에게 불편한 마음으로 쌓인 것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 매일유업은 고객님이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에 깊이 공감하며, 저희 또한 하나하나 변화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음용하기 편리한 포장재를 연구하고 있다”며 “다만 제품의 안전성을 저하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장재의 구조를 변경해야 하기에 제품에 빠른 적용이 어려운 상황임을 너그러이 양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매일유업의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지켜봐 주시길 당부한다”며 “고객님 댁내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트위터 작성자는 해당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에 변화를 요청하고 답을 받고 변화를 기다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이후 작성자의 트위터에는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매일유업 요구르트 제품이었다. 포장지에는 “플라스틱 줄이기. 본 제품은 빨대가 부착되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마트에 가니 매일유업에서 이렇게 빨대가 부착되지 않은 음료를 팔고 있었다”며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빨대를 매번 소비하고 버리는 입장에서 마음이 정말 불편했다. 작지만 큰 변화에 앞장서 주어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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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