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지아주 조기 개방에 동의 안해”
트럼프, 5월 1일 경제정상화 목표 늦추나
조지아주서 역풍 불자 ‘거리두기’ 분석도
‘친 트럼프’ 켐프, 상의없이 결정 ‘괘씸죄’ 주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24일부터 피트니스 센터·미용실 등의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조지아주의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른 경제 정상화를 재촉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당국자들의 주장을 수용해 5월 1일로 목표로 삼았던 미국 경제정상화 재개 시점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조지아주에서 조기 영업 재개에 대해 강력한 역풍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거리두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인사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사전 상의 없이 영업 재개 허용을 결정한 데 대해 화가 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첫 단계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특정 시설을 개방하려는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그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가 영업 재개를 강행할 경우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나는 그(켐프 주지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내가 터무니없는 일을 본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주에서 영업 재개를 단계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그는 “피트니스 센터, 볼링장, 미용실·이발소·네일 샵·마사지 샵 등 미용시설은 24일 문을 다시 열 수 있다”며 “극장과 식당들은 27일 영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의 영업 재개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친 트럼프’ 인사인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 더 의외라는 평가다.
당초 보건 당국자들은 조지아주의 결정에 대해 “영업 재개 허용 시점이 너무 빠르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민들의 우려와 보건당국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켐프 주지사를 공개적으로 타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켐프 주지사의 발표 이후 조지아주에서는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상인들은 “영업 재개가 허용돼도 가게 문을 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조지아주의 시장들과 켐프 주지사의 보건 참모들도 반대 입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비난을 의식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CNN방송은 켐프 주지사가 영업 재개 허용을 발표 전날에야 결정했는데, 사전에 백악관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켐프 주지사가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CNN은 익명의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1일 밤 각각 켐프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영업 재개 방침을 지지하고 칭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자신들의 보도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