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금지원 중단 초강수에 대해 재고를 호소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WHO 최대 지원국이다”며 “WHO에 지원하는 것은 미국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점을 믿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며 “정말로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성공을 거뒀지만 “여전히 극도로 위험한(extremely dangerous) 상태로 남아있으며 언제든지 재점화될 것”이라며 “현 상태에 안주하는 태도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고 있는 국가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자신의 논란이 된 발언과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생명을 구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다른 것에 응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택격리가 길어질수록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세상은 이미 변해버렸으며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우리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위기대응 책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리카에서는 국가별로 확진자 수가 1주일 동안 2.5배에서 3배 가깝게 증가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의 확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의 코로나19 대응 미흡과 관리 부실, 사실 은폐를 사유로 미 행정부에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한 바 있다. 그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WHO 역할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는 동안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며 “WHO는 기본 임무에 실패했으며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