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사람 등뼈’ 핸드백이 윤리성 논란을 빚고 있다. 실제 어린이 등뼈를 손잡이로 활용했고 이외에 악어 혀 등이 사용됐다.
문제의 가방을 제작한 건 인도네시아 국적 디자이너 아널드 푸트라다. 그가 201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한 이 가방은 바스켓 백은 악어의 혀로, 손잡이는 골다공증을 앓은 어린이의 굽은 등뼈 전체로 만들었다. 판매가는 5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616만5000원 정도다.
이 핸드백이 처음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건 아니다. 제작 후 4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여러 SNS에 사진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쓰인 재료들이 공개되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윤리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인체 일부로 어떻게 다른 물건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아널드는 “인체는 합법적인 의료회사에 기증되고 그 회사로부터 잉여분을 사들이는 것이 가능하다”며 “(사용된) 등뼈는 캐나다에서 서류를 갖춰 공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료 구입 과정에 불법이 없었으니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악어 혀에 대해서는 “악어 고기와 가죽 산업의 부산물일 뿐”이라며 “악어는 미국에서 멸종 위기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아널드의 해명이 윤리성 논란을 설명할 수 없는 동문서답 해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과거 SNS에 올린 게시물들이 경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앞서 그는 명품시계를 모방한 ‘짝퉁’을 오지 원주민에게 선물한 뒤 이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