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원 활활 태운 건 외국인 근로자의 담배꽁초였다

입력 2020-04-23 06:39
지난 21일 오전 경기 군포시 부곡동 군포복합물류터미널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시간 동안 활활 탄 불로 약 22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군포 물류센터 화재의 원인은 외국인 근로자가 버린 담배꽁초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중실화 혐의로 튀니지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A씨(29)를 22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전 10시10분쯤 한국복합물류 군포터미널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옆 건물 E동에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확인한 CCTV 영상에는 A씨가 분리수거장에서 담배를 피운 뒤 종이상자와 나무 등이 쌓인 쓰레기더미에 꽁초를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 지점에서 약 18분 후 불길이 피어올랐다. 이후 때마침 불어온 강풍을 타고 옆 건물 1층으로 옮겨붙었다. 경찰은 A씨가 버린 담배꽁초 외에 화재를 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이 없다고 보고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연합뉴스

A씨는 두달 전부터 E동에 입주한 모 업체에 근무해왔으며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 화재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면적 3만8000여㎡인 건물 절반 이상이 불에 타면서 소방서 추산 약 22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애초 30억원 규모로 추산했으나 불이 건물 5층까지 번지며 크게 늘었다.

건물에는 8개 입주 업체의 가구와 의류 등 상품들이 다수 보관돼 있었다. 불에 타지 않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스프링클러에서 나온 물에 젖어 못쓰게된 경우가 있어 피해가 커졌다.

소방당국은 밤샘 진화 작업을 통해 화재 발생 17시간여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완진된 건 26시간이 흐른 뒤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