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배 쏴버려” 트럼프 트윗에 요동친 국제 유가

입력 2020-04-23 08:43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휘발유 가격 하락이 하락한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한 주유소 기름 가격표에 '휘발유 1139원 경유 966원'이라고 표기돼 있다. 연합뉴스

연이틀 이례적인 폭락세를 거듭했던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을 겨냥한 경고 발언 한마디에 급반등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상승 폭을 30% 이상 키우면서 한때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10분 현재 6.47%(1.25달러) 오른 20.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이 유가 반등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단정 대치와 관련해 이란에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가 중동 긴장을 높여 유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주 들어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충격적인 폭락세를 기록했다.

6월물 WTI는 지난 20일 4.09달러, 21일에는 8.86달러 각각 폭락하면서 이틀 새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주저앉았고,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특히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배럴당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