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4월 15일) 기념 축전을 보내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는 내용의 답전을 보냈다고 2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열흘 넘게 두문불출하며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눈길을 끈다.
통신에 따르면 답전 발송일은 보도가 나온 22일이다. 김 위원장은 아사드 대통령에게 축전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두 나라 선대 수령들의 숭고한 뜻과 인민들의 염원에 맞게 조선-수리아 친선 협조관계가 더욱 강화,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건강하여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김 주석의 생일축하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다. 그가 2012년 집권한 이후 이 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후 미국 CNN방송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즉시 입장을 내고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위중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데 북한 측 반응이 없는 것이 이례적이다’라는 지적에 “어제 낸 입장은 오늘도 유효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와병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모른다.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도 “모두 알다시피 북한은 정보 제공에 인색하고 지도자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면서 김 위원장의 상태를 잘 모르지만, 잘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관한 미국 언론들의 관련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미 NBC방송은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위중설에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미국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 후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