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도 돕고 맛도 있네”…농가돕기 이어가는 유통가

입력 2020-04-23 09:30
11번가가 못난이 농산물 브랜드 '어글리러블리'를 론칭했다고 22일 밝혔다. 11번가 제공

지난달 강원도에서 시작된 ‘감자 열풍’이 몰고 온 농가돕기의 열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와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판매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가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이커머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식료품 구매가 늘어난 만큼 코로나19 피해 농가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농가 돕기에 힘써온 11번가는 ‘못난이’ 농산물을 모아 선보이는 생산자 협력 브랜드 ‘어글리러블리’(Ugly Lovely)를 론칭했다고 22일 밝혔다. 겉모양에만 하자가 있고 과육의 품질은 우수한 못난이 농산물을 확보하고 대형마트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농가의 수익도 함께 올리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어글리러블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농가돕기 차원에서 샀는데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과일을 받아 이득을 본 느낌이다’ ‘모양은 못나도 맛은 훌륭하다’는 등 긍정적인 후기를 전하고 있다. 한편 11번가는 지난 13일 ‘제주농협’과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산 농축산물의 온라인유통 활성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킴스클럽 NC서면점 매장 전경. 이랜드리테일 제공

쿠팡은 지난 7일 대구·경상북도와 시작한 지역상생 기획전 ‘힘내요 대한민국’에 경상남도를 추가한 데 이어 이날 대전과 충청북도와도 손잡았다고 밝혔다. 대전과 충북 대표 상품에는 청원 생명 쌀, 제천 돈마루 한돈 삼겹살과 올계닭 닭가슴살, 닭다리살 등이 있어 해당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쿠팡은 이 기획전을 올해 연말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코로나19 피해 농가 돕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은 코로나19로 인해 농축수산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을 돕기 위한 판매 촉진 행사를 4월 한 달간 전국 35개 지점에서 진행 중이다. 판매 촉진 대상 상품들은 국내 수요가 급감해 큰 어려움을 겪는 지역 특산물 위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경북 예천군의 감자와 제주 한돈, 전남 완도 활전복 30톤, 40톤, 10톤씩을 전량 매입했다. 롯데마트도 코로나19로 지역 축제가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해 22일까지 ‘김제 광활 햇감자 산지직송전’을 진행했다.

세븐일레븐이 ‘영천 마늘 기획전’을 지난 20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영천 마늘은 세븐일레븐 모바일앱(세븐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이 같은 움직임에는 편의점도 동참했다. 세븐일레븐은 경북 영천시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마늘 농가 100여곳에서 생산된 마늘을 지난 20일부터 세븐일레븐 모바일앱(세븐앱)을 통해 판매 중이다. ‘영천 마늘 기획전’은 지난 2월 말부터 시작한 지역주민 및 가맹경영주 지원에 이은 ‘코로나19 지역사회 응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달부터 농협브랜드 상품을 판매해온 이마트24는 채소·과일 상품군 매출이 증가했다며 “우리 농산물을 구입함으로써 농가에 도움을 주는 ‘착한 소비’에 동참한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