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곳곳에 세워진 열화상 카메라의 측정결과는 정확할까. 카메라 주변의 대기 온도와 태양 빛의 세기 등 환경에 따라 오차범위가 ±2도까지 벌어진다.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의심 기준 체온인 섭씨 37.5도를 넘는 사람이 검역소를 그냥 통과할 수 있다. 체온과 무관하게 뜨거운 커피나 핫팩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도 걸러내지 못한다. 이런 열화상 카메라마저도 대부분(84%)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전염병이 돌 때마다 품귀현상을 빚는다.
한 청년창업기업이 이 허점을 파고들었다. 중앙대 흑석 캠퍼스타운 소속 ‘써모아이’가 오차범위를 ±1도로 줄인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했다. ‘써모아이’는 지난해 3월 자율주행용 영상 솔루션 업체로 창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직후 열화상 카메라를 먼저 만들기로 했다. 자율주행용 열화상 영상처리기술에 자체 정보통신기술(ICT) 보정기술을 더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온도산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렇게 완성된 열화상 카메라는 지난 3~4월에만 1억원어치나 팔렸다.
서울 주요 대학 내 청년창업기업들이 코로나19에 맞선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뒤집은 사례다. 서울시는 22일 이같은 스타트업 4곳을 소개했다.
고려대 안암 캠퍼스타운 소속 ‘포플’은 ‘정부의 난제’ 마스크 배분 방식에 대한 해법을 제안했다. 신분증 확인 뒤 KF94 보건용 마스크를 나눠주는 ‘마스크 자판기’를 설치해, 약국이 아닌 기계가 마스크를 나눠주도록 만들었다. 마스크의 대가로 돈이 아닌 영상광고 시청을 요구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기계가 사용자 신원을 확인하면 15초 영상을 틀어준 뒤 마스크를 내어준다. 마스크 기계는 광진구청, 합정역, 고려대 학생식당 등에 시범 설치돼 마스크 2200매를 나눠주는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같은 고려대 안암 캠퍼스타운 소속 ‘예드 파트너스’는 ‘더 안전한 핸드워시’를 이달 말 출시한다. 이 핸드워시는 피부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은 물론 피부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다시 세균과 바이러스가 피부에 붙지 않도록 만든다.
고려대 안암 캠퍼스타운 소속 ‘에이올 코리아’는 지난 1월 ‘바이러스 공기청정기’를 공개했다. 청정기 속 ‘UV필터’가 공기 중 떠다니는 바이러스와 균 등 유해 유기물들을 대부분(97.8%) 죽인다. 올해 1월부터 약 700대가 팔리는 등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살균기능과 함께 제습과 공기청정, 냉·난방 기능을 통합한 복합 공기관리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