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 엘도라도호 운항 결정…주민반발 거세

입력 2020-04-22 16:17 수정 2020-04-22 16:20
22일 정성환(사진 왼쪽) 울릉군의회 의장과 홍성근 비대위 공동 위원장이 청와대 앞에서 엘도라도호 운항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울릉군 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 제공.

경북 포항~울릉 항로 간 여객선 썬플라워호 대체선으로 ㈜대저해운의 엘도라도호 운항 결정을 두고 울릉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울릉군, 대저해운,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1일 간담회를 갖고 선령만기로 운항을 중단한 썬플라워호(2394t, 정원 920명) 대신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를 투입하기로 했다.

포항∼울릉 항로는 25년간 썬플라워호가 운항해 왔지만 지난 2월말 선령이 종료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포항해수청은 엘도라도호를 우선 투입하고 울릉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선박을 찾는 공동 노력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운항 인가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적당한 배를 찾을 때까지 엘도라도호를 우선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임광태 대저해운(주) 대표는 “적당한 배가 있으면 투입할 의향이 있다”며 비대위 측에 함께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비대위 등 일부 주민들은 엘도라도호 운항에 반발하고 있다.

엘도라도호는 자동차 등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데다 속도도 느리고 기상악화 시 결항이 잦아 여름 성수기 관광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22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과 홍성근 비대위 공동 위원장이 엘도라도호 운항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해양수산부는 1만 울릉군민의 인권·이동권·생존권을 보장하라’ ‘해수부의 직무유기 울릉군민 분노한다’라는 피켓 등을 들고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비대위 측은 “엘도라도호는 규모가 작아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운항할 수 없어 연간 150일 정도 결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광객 감소로 연간 2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과 숙박, 요식업 등 관광 관련 산업이 줄도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박 모(52) 씨는 “엘도라도호가 운항하게 되면 대저해운 측이 대형선박을 구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자칫 엘도라도호가 선령 만기까지 영구 취항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