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쇄령(셧다운)을 해제해달라”며 수백 명의 백인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도 일부 있었다.
미국 CNN은 21일(현지시간)에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의사당 앞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셧다운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의사당 앞에 모인 시위대들은 건물 계단을 둘러싸고 “자유를 달라”며 구호를 외쳤다. 경찰들은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대를 막았다. 이날 시위에는 차량과 총기도 동원됐다. 일부 시위대는 무장 상태에서 차에 올라타 건물 주위를 선회하며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시위대 대부분은 백인 남성들이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트럭운전사 마크 쿠퍼는 “정부의 코로나19 셧다운으로 인해 사업장이 모두 문을 닫고 사람들은 다들 집에 머물고 있다”며 “이건 격리 조치가 아니라 정부의 폭정”이라고 항의했다.
다른 시위자들도 “셧다운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며 “바이러스보다 셧다운이 더 많은 해를 끼친다”고 불평했다. 앞서 미시간주, 텍사스주, 메릴랜드주, 워싱턴주 등에서도 셧다운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해당 시위 영상은 트위터 등에 공유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코로나 바보들(covidiot)”이라거나 “전혀 다른 차원의 바보짓”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보같다” “시위로 코로나를 사라지게 할 수 있나” “만약 흑인들이었다면 벌써 총맞았을 것” 등 비판 댓글을 달았다.
의료진들도 이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요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예타 티모시는 CNN에 “코로나19로 요양원에서 엄청난 수의 환자가 죽어가고 있다. 너무도 위태롭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국인도 아직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약 1000명 가운데 72%가 “의사와 공중 보건 관리들이 안전하다고 하기 전까지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응답했다.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88%, 공화당 지지자는 55%로 드러났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를 위해 셧다운 해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정례프리핑에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이민을 금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지금은 코로나19 검사를 더 확대해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