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손님’을 받는 제주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광객 감소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가 반가우면서도 기존 국내선 입도객 체크 방식으로 감염자를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부처님 오신날을 시작으로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6일간 이어지는 황금 연휴를 앞두고 제주도 관광업계 예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기간 항공사 제주행 예약률은 80~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예년 이맘때 수준을 엇비슷하게 회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구-제주간 운항을 중단했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 금주 중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여기에 진에어가 내주 중 대구-제주노선을 신규 운항하고, 제주항공이 여수-제주, 에어부산도 울산-제주 노선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제주로 오는 하늘길이 넓어지고 있다.
1~2만원선까지 떨어졌던 김포-제주행 항공권 가격은 연휴가 끝나는 5월 5일 일반석을 기준으로 6만7000원~12만7000원 대까지 올랐다.
관광업계는 이번 연휴기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하루 2만5000명에서 3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4~5만명이 들어왔던 것보다는 적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주 입도객 수가 일일 1만3000~1만6000명 내외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제주도내 특급호텔들의 예약장도 차고 있다.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제주는 22일 현재 연휴기간 예약률이 91%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이날 기준 60% 수준이나, 최근 당·전일 예약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연휴기간 실제 숙박률은 80~90% 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전달(3월30일~4월5일) 대비 예약률이 70% 가까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도내 28개 골프장도 이미 예약이 꽉찼다.
연휴가 다가올수록 제주도의 긴장 태세는 역력해지고 있다. 현재 제주도는 입도객에 대해 발열 체크를 실시하고, 유증상나 해외체류이력 소지자에 대해 제주공항내 워크스루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도착장 동선이 짧은데다 발열 카메라가 4대(동서 진입로 각 2대) 뿐이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이동할 경우 제대로된 발열 체크가 어려울 수 있다. 해외체류 이력이 있더라도 일행이 있는 여행 길에서 스스로 공항 밖 워크스루 진료소까지 나와 검사를 받고 대기공간으로 이동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4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기내 한 차례 검사 권고 방송만으로 해외체류 이력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인보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장은 “방역본부의 입장에서는 관광객 증가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차적으로 여행객 스스로 마스크, 손 세정제 이용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밀폐된 실내 관광지 등에서는 다른 사람과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