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가 임금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 근로자 임금은 7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에도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2년 연속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0% 이상 올리는 등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셈이다.
고용노동부가 22일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여성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6358원으로 남성 근로자 임금(2만3566원)의 69.4%로 파악됐다.
남성 근로자 대비 여성의 시간당 임금수준은 정규직이 69.9%, 비정규직이 76.5%로 나타났다. 남녀 근로자 임금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 노동시장에서 ‘남녀평등’은 아직 먼 나라 얘기라는 의미다.
고용부 관계자는 “남녀 근로자 임금 격차는 존재하지만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라며 “같은 직종, 같은 경력으로 구분한다면 성별에 따른 임금 차이는 더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근로 환경과 대우에서도 차이가 많았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은 2만2429원으로 중소기업 정규직(1만9836원)보다 2600원가량 많았다. 대기업 정규직(3만4769원)과 중소기업 비정규직(1만4856원) 시간당 임금 차이는 2배를 훌쩍 넘었다. 대기업 정규직이 100만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2만7000원을 받은 것이다.
고용보험 가입률에서도 격차가 확연했다. 정규직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94.4%를 기록했지만 기간제 비정규직은 85%에 머물렀다. 건강보험·국민연금 가입률 역시 정규직은 98%를 웃돌았지만 비정규직은 60%대에 불과했다. 퇴직연금 가입률, 상여금 적용률 모두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정규직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12.9%였지만 비정규직의 가입률은 1%에도 못 미친 0.7%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7%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위 임금 3분의 2 아래에 있는 근로자를 저임금 근로자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2018년에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