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평가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큰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CNN은 미국 재향군인 메디컬센터가 수백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들이 비 복용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용 환자들의 인공호흡기 사용 빈도 역시 낮아지지 않았다.
368명의 환자 중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97명은 사망률이 27.8%로 집계됐으며, 복용하지 않은 환자 158명의 사망률은 11.4%로 더 낮았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들의 전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 약물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전에 현재 진행 중인 연구 결과들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감염병 전문가인 폴 오핏 박사가 공개한 논문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은 84명의 환자 중 20.2%가 병세가 악화해 수일 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병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재향 군인들의 의료차트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 연구 논문은 의학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org)에 공개됐다.
현재 미 식품의약처(FDA)는 코로나19 치료로 승인한 약물은 없지만 물망에 오른 다수의 약물을 연구하고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를 포함한 루푸스병,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수십 년간 사용돼 온 약물이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