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띄우기로 했다. 20대 국회의원과 21대 당선인들에 대한 전화 설문을 돌린 결과 ‘김종인 비대위’가 과반 선택을 받았다.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4·15 총선을 이끌었던 김 전 위원장이 또 다시 궤멸 위기에 빠진 통합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20대 국회의원과 21대 당선자 142명 중 연락이 되지 않는 2명을 제외한 140명 대해서 전화 돌려서 의견을 취합했다”며 “그 결과 ‘김종인 비대위’가 다수였다. 김종인 비대위로 가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견이 어느 쪽으로 나오든지 한 표라도 많은 쪽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조사 해본 결과 과반 넘는 의견이 나와 비대위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기간과 권한 등에 대한 질문에는 “김 전 위원장과 통화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글쎄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봐야한다. 아마 허락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와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두 가지 선택지를 들고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 해체 수준의 쇄신 칼날을 휘두를 수 있는 전권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는 “전권이란 김 전 위원장이 가자는 길을 21대 당선인 모두가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통일된 경제 관련 메시지를 내지 못했으며 막말 사태를 일으킨 차명진 후보를 즉각 제명시키지 못한 데 대해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될 만한 사람’을 공천하지 못하고 일부 문제 있는 후보를 공천한 데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반대로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승리를 이끌며 새누리당에 패배를 안겼다. 21대 총선에선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뛰었지만 민주당에 참패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