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수요가 늘어났지만 모든 업체가 웃지는 못했다.
OTT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는 가입자 증가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던 반면, 야심차게 출발한 ‘퀴비’(Quibi)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가 올해 1~3월까지 158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예상한 약 700만명의 2배 이상이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외에 동영상 공유 미디어 스냅챗도 최근 이용자들이 증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스냅챗의 모기업 스냅은 올해 1분기 스냅챗의 1일 평균 이용자 수가 약 2억2900만 명을 기록해 전망치인 2억2400만명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이 의기투합해 출범한 퀴비는 현재까진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휘트먼 CE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첫 주에만 퀴비 앱이 17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이 수치가 디즈니플러스가 첫날 32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적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퀴비가 지향하는 차별화 지점이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퀴비는 10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을 제공하며,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걸 전제로 한다. 즉 출·퇴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 스마트폰으로 잠깐씩 보는 걸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집에서 TV로 영상을 보는 게 더 편리한 환경이 됐다. 게다가 퀴비는 스마트폰으로만 볼 수 있고, 아직까지 TV로는 제대로 볼 수 없다. 넷플릭스가 스마트폰, TV 등 스크린이 있는 대부분의 기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퀴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