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책임지란 트럼프처럼…미국인 66% “중국 NO”

입력 2020-04-22 10:43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형상화한 마스크를 쓰고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인의 3분의 2가 중국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보다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중국에 적대감을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인의 대중 인식도 연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8세 이상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29일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3.7% 포인트다.

조사 결과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 인식은 66%로 센터가 2005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반면 중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26%로 2년 연속으로 가장 낮았다.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미국인의 대중인식도 조사 결과. 퓨리서치센터 홈페이지 캡처

특히 ‘커지는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미국인 10명 중 9명이 그렇다(91%)고 답했다. 2013년, 2017년, 2018년 이뤄진 3차례 조사에서는 각각 82%, 86%, 86%를 기록했다.

센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관세·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에 긴장감이 커졌고,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양국이 서로를 비방하는 무대가 마련됐다”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후 중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2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이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대중 적대감을 미국인들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본뜬 카드보드를 가지고 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원과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 가운데 60%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 부정적 답변 비율은 70%였다.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도 추락했다. ‘시 주석이 세계 문제에 대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71%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신뢰한다는 비율은 22%에 그쳤다.

센터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 기간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했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은 애초부터 일정 비율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