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가도 못하고 발 묶인 김광현 ‘귀국 희망’

입력 2020-04-22 10:30
김광현(왼쪽)이 지난해 12월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존 모젤리악 단장으로부터 모자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기약도 없이 기다리며 쓸쓸하게 훈련하고 있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귀국 희망’ 의사가 전해졌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담당하는 마크 색슨 기자는 존 모젤리악 단장과 대화에서 들은 김광현의 근황을 22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적었다. 색슨 기자는 “김광현이 아직 세인트루이스에 있다고 한다.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행 제한 조치 해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800만 달러(약 98억8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 30일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2020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을 준비했다. 김광현의 보직은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확정되지 않았지만 빅리그 데뷔는 시간문제로 예상됐다.

그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로 돌출했다. 김광현이 출국할 때만 해도 다소 잠잠했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지난 3월부터 속도가 붙었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 개막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5월 중순 이후로 잠정돼 있지만 7월 개막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틈에 김광현은 3개월 가까이를 실전 등판 없이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일 개인 훈련을 계속하던 스프링캠프지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세인트루이스로 거처를 옮겼다. 색슨 기자의 트윗을 통해 전해진 모젤리악 단장의 발언에서 김광현이 귀국을 고민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귀국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광현은 한국으로 돌아온 시점부터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미국 정부의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원하는 시기에 세인트루이스에 복귀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이 한국에서 발이 묶인 상태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5월 중순에 30개 구단을 애리조나주로 모아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애리조나 플랜’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김광현의 데뷔는 미뤄질 수밖에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