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황교안 n번방 발언, 유권자 실망 줬다”

입력 2020-04-22 10:29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 패배의 원인을 꼽으며 ‘황교안 n번방 발언’을 직접 언급했다.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 등을 함께 꼽으며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 총선 참패 원인으로 공천, 막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꼽았다. 그는 “선거전에 들어가서는 황교안 전 대표의 n번방 발언과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의 처리를 미루면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이 밝힌 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은 공천 과정 잡음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일어난 잡음이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며 정부 역할이 높이 평가되는 상황도 나타났다”며 “재난지원금을 준 것 자체가 유권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7~8월 전당대회를 위한 ‘임시’ 비대위원장이 아닌 대선을 치를 때까지 준비하는 비대위원장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7월,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합당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는 8월 31일 열린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맡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헌·당규에 집착하다 보면 비대위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다음 대선을 어떻게 끌고 갈지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고서는 지금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 입장하며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와 주먹인사 하고 있다.

결국은 대선까지 완전히 치를 수 있는 비대위원장일 때에만 통합당에 돌아갈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이 확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비대위) 일을 해주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줘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2년밖에 안 남았고, 내년 3∼4월 이후부터는 대선 후보 선정 등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해결책으로 당명 개정을 제시했다. 그는 “통합당이 당을 새롭게 창당하는 수준에서 지금까지 잘못을 국민에게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이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당명으로 바꾸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