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는 모른다. (김정은) 잘 있기를 빈다”
미국 안보보좌관도 “김정은 상태 몰라. 면밀히 주시”
AP통신도 “백악관, ‘김정은 위중설’ 정보 입수”
미국, ‘김정은 위중설’ 첩보 입수했으나 확인못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미스터리’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설명하는 뉘앙스도 조금 다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언론을 통해 건재를 과시하는 장면을 보도할 때까지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21일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만약 뉴스에서 말하는 그런 종류의 상태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일 것”이라며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행운을 빈다(Good luck)”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독설’을 처음 보도한 CNN방송 내용과 관련해 “CNN이 보도를 내놓을 때 그것에 너무 많이 신뢰를 두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이 여러 해석을 낳았다. ‘김정은 위독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인지, 평소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우리는 김 위원장의 상태를 알지 못하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면, 미국은 “모른다”면서 신중론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서울발로 “한국은 김정은 건강에 대한 우려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downplay)”는 기사를 내보냈다.
AP통신은 한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은 (김정은 위독설) 보도가 나오기 전에 김정은의 건강이 위태로울 수 있다(might be precarious)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김정은이 수술을 받았을 수 있으며 (수술 이후) 합병증 등 의학적 문제(complications)가 그(김정은)를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거나 더 악화시키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미국은 수술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합병증 등 어떤 의학적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입증할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을 수 있고, 위독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첩보’를 입수했으나 이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아직 결론내리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
앞서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은 각각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은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이후 ‘심각한 위험(grave danger)’과 ‘위독한 상태(critical conditions)’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까지 미국 유력 3개 언론사가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것을 보면, 미국 정부 내에서 김 위원장의 수술설과 위독설을 알려주는 당국자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북한 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소용돌이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전문가 제니 타운은 더 힐에 “김정은이 건강하다면 그는 조만간 갑자기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