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대폭락했다. 전날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고 이날은 6월물 WTI, 6월물 브렌트유까지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것이다. 하루 새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장중 6.5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10달러대로 떨어졌다. 전세계 전반적인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22.49%(5.75달러) 하락한 19.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1년 12월 이후 18년여만의 최저치다.
전날 ‘-37달러’라는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던 5월물 WTI는 이날 47.64달러 뛰어오르며 10.01달러로 반등했다. 다만 트레이더들의 거래 대부분이 6월물에 집중되고 있어 5월물 유가는 큰 의미가 없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지난 12일 화상회의에서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했다.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재고분만 1억6000만 배럴로 추정된다.
산유국들은 더이상의 원유 감산은 어려워 보인다. 멕시코만 일대의 비축유 저장시설도 여력이 많지 않다. 선물 투자자들은 6월물은 건너뛰고 7월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보인다. 6월물 WTI가 폭락한 것도 이런 영향이다.
유가 하락은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31.56포인트(2.67%) 하락한 2만3018.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6.60포인트(3.07%) 내린 2736.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7.50포인트(3.48%) 떨어진 8263.23에 각각 마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