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봉쇄, 성별 외출제, 면역카드… 진화하는 코로나 대처법

입력 2020-04-22 06:00 수정 2020-04-22 06:00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녀 2부제 외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페루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외출이 허용된 남성들이 수도 리마의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 줄지어 서 있다. AP연합뉴스

‘남녀 외출 2부제’를 도입한 페루, 주말에만 도시 봉쇄하는 터키, 신분증 번호에 따라 외출 허용하는 콜롬비아….

미국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소 독특한 전략을 쓰고 있는 나라들을 소개했다. CNN은 “많은 나라들이 제2의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제한 조치를 풀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반면 다른 나라들은 환자수 증가를 막기 위해 특이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칠레 보건당국은 이번주부터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 디지털 면역카드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코로나 카드’로 불리는 이것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14일간 격리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 발급된다.

영국도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은 분야에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면역증명서’를 주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감염병 연구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을 증명하기 위해 면역증서를 갖고 다니는 아이디어에 대해 “특정한 상황에서 어느정도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말 48시간 이동 통제령이 내려진 지난 1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도심의 탁심광장이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터키는 주말 48시간 이동통제령을 시행 중이다. 터키는 지난 10일 주말 연휴를 불과 2시간 앞두고 기습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가 전국적으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일에 책임을 지고 내무부 장관이 사표를 냈다가 반려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주중에는 20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에게만 자택대피령이 적용된다. 그 외에는 주중 외출이 허용되지만 대다수 가게들은 문을 닫고 공공장소나 은행 등도 제한된 시간에만 영업한다고 CNN은 전했다.

리비아에서는 아침 7시부터 낮 12시끼지만 길거리를 걷는 게 허용된다. 상점도 이때만 문을 열 수 있다.

페루는 이달 초 성별에 따른 외출 제한 조치를 시행해 관심을 끌었다. 남자는 월·수·금, 여자는 화·목·토에만 외출할 수 있고 일요일은 아예 외출이 금지된다. 마르틴 비즈카라 페루 대통령은 지난 2일 이같은 조치를 발표하면서 ‘거리에 나가서는 안 되는 사람을 쉽게 적발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파나마도 자택 대피를 장려하기 위해 성별 외출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밖에 못 나가면 같이 집에 머물면서 결과적으로 외출 제한 효과가 커진다는 이유다.

콜롬비아의 칼리, 메델린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개인 신분증 번호에 따라 특정 시간에만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 단 필수 노동자들은 예외다.

CNN은 “몇몇 나라들은 격리된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와 영국의 상황도 언급했다. 또 “중국과 쿠웨이트는 ‘말하는 드론’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집에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