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집콕서 찾는 ‘소확행’…홈웨어 입고 홈카페 꾸미고

입력 2020-04-22 09:50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이달 남녀공용 ‘365 파자마’를 자체 온라인몰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에 단독으로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지난 3월부터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A씨(36)는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에 관심이 많아졌다. A씨는 “출근을 하지 않고 외부 약속도 줄어들다보니 자유분방하게 입을 수 있어 좋다”며 “늘어난 티셔츠만 매일 입는 건 지겨워 감각적인 디자인의 파자마 위주로 쇼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A씨처럼 예쁜 홈웨어로 기분을 내는가하면 집 안에 홈카페를 만들어 기분을 전환하기도 한다.

홈웨어로 기분 전환하는 사람들
2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의 올해 1분기 파자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18% 신장했다. SSG닷컴에서도 3월과 4월 홈웨어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20%, 162% 늘었다. 위메프에서도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파자마와 홈웨어의 매출이 전년 대비 54%, 3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wfh(working from home·재택근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재택근무 의상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1백만개의 게시물이 올라와있는 이 해시태그는 패션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편집매장 ‘엘라코닉’의 PB브랜드 ‘언컷’에서 출시한 봄 신상품 ‘이지웨어 컬렉션’. 신세계백화점 제공

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가 나타난 이유로 길어지는 재택근무에 대한 기분전환을 꼽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옷차림을 꾸미는 게 어려워지자 집 안에서 꾸민 느낌을 낼 수 있는 ‘편안하면서도 예쁜 홈웨어’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패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며 “편안하면서도 예쁜 ‘집콕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주는 파자마의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을 깨고 디자인과 색상을 다양화했으며 부드러운 오가닉 소재를 사용해 착용감을 보완한 ‘365 파자마’를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편집매장 ‘엘라코닉’의 PB브랜드 ‘언컷’에서는 봄 신상품으로 ‘이지웨어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집에서는 물론 휴양지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로브, 슬리브리스 탑, 팬츠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또 엘라코닉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러브 스토리즈’도 신상품 파자마와 로브 등을 출시했다.

SSG닷컴에서 22일 진행하는 '오이쇼(OYSHO)데이'. SSG닷컴 제공

SSG닷컴도 오는 30일부터 이어지는 연휴에 맞춰 스페인 여성 언더웨어 및 홈웨어 SPA브랜드인 ‘오이쇼(OYSHO)’의 할인행사를 준비했다. 코로나19로 여행 대신 집에 머물게 되면서 홈웨어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22일 하루만 진행되는 행사지만 오이쇼가 노세일 브랜드라는 점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만의 홈카페에서 휴식을
재택근무 하는 직장인들은 집 안에 홈카페를 꾸며 혼자만의 휴식 공간을 만들고 기분전환을 하기도 한다. SSG닷컴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메이커, 원두 분쇄기 등 커피 관련 가전 매출은 74.5%, 캡슐형 커피가 25%(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위메프에서도 커피머신의 매출이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에서 출시한 디카페인 캡슐커피와 스틱커피. 투썸플레이스 제공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커피 관련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자 커피업계는 프리미엄 스틱커피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투썸 플레이스는 기존 스틱커피에 이어 ‘투썸 에이리스트 스틱커피 디카페인’도 출시했다. 드롭탑은 브라질 바리나스 스페셜티 원두와 케냐AA,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콜롬비아를 블렌딩한 제품인 ‘925 스틱커피’를 출시했다. 드롭탑 관계자는 “최근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925 스틱 커피를 찾는 직장인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CJmall 내 푸드&리빙 전문숍인 ‘올리브마켓’이 ‘커피맛집’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오는 26일까지 연다. CJ ENM 오쇼핑부문 제공

이외에도 CJmall에서 운영하는 올리브마켓은 ‘커피맛집’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오는 26일까지 운영한다. 홈커피족을 겨냥해 최근 인기 있는 커피 브랜드의 드립백과 커피용품 등을 제안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카페로 꾸밀 수 있는 홈플랜트, 탁자 등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