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하고 거액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 바이오업체 ‘신라젠’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문은상(55) 신라젠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서정식)는 21일 신라젠 서울사무소와 문은상 대표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신라젠 임상 연구 분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8월에도 신라젠 부산 본사와 서울사무소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했었다. 검찰은 최근까지 지난해 8월 압수수색 당시 조사하지 못한 신라젠 직원들도 조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 측은 “미국에서 귀국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포인트 압수수색’이 지난해 압수수색 이후에 몇 차례 있었고, 이번 압수수색도 그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이용한(56) 전 신라젠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감사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창을 청구했고,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7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신라젠이 개발하던 항암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해 주가 폭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 대표도 거액의 지분을 매각해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곽 전 감사와 문 대표 등은 상장 이후 펙사벡 임상 중단 공시가 이뤄지기 전까지 2515억원(292만765주)어치의 지분을 매도했다. 곽 전 감사는 문 대표와 친인척 관계다.
최근에는 문 대표가 자본 없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대규모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