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독설’, 코스피·환율에도 불똥…방산주 일제히 급등

입력 2020-04-21 17:34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에 따른 충격으로 코스피가 1880선 아래로 떨어진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 보도의 불똥은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에도 튀었다. 방위산업 관련 주(株)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98포인트(1.0%) 내린 1879.3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미국 CNN 보도가 나오면서 장중 한 때 2.99% 급락한 1841.6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와 정부가 김 위원장의 ‘위독설’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자 지수는 점차 낙폭을 줄였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082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자’를 이어갔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95억원, 1975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틀 동안 1조230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는 “김 위원장 관련 보도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원화 약세 등으로 코스피는 한때 급락했으나, 외국인·기관의 매도폭이 축소되며 1%대 하락 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도 외신 보도 이후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원 상승한 1220.0원에 개장했고, 김 위원장 소식이 전해진 뒤 장중 한때 124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9.2원(0.75%) 오른 1229.70원으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날 대비 0.022% 상승한 1.035, 5년물은 0.013% 오른 1.230에 장을 마쳤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방산 관련주는 줄줄이 강세를 띠었다. 대표적인 방산주인 빅텍은 이날 23.76% 폭등한 3255원에 마감했다. 스페코(20.27%), 퍼스텍(12.01%), 한일단조(8.46%) 포메탈(6.49%) 등 다른 방산주도 일제히 올랐다.

반면 총선 이후 강세였던 남북경협주는 이날 약세를 보였다. 아난티는 전날 대비 3.69% 하락하며 9920원에 장을 마쳤고 일신석재(-7.29%), 에프알텍(-1.7%), 피피아이(-1.06%)도 하락 마감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확대가 예상될 경우 보통 방산 관련주는 상승하고, 남북 경협주는 하락하는 현상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위독설이 ‘해프닝’으로 끝나더라도 불확실성은 확대된 만큼 주가 흐름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