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대 간호사 노동조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개인보호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주 보건부와 2개 병원을 고소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주 간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보건부와 몬테피오레·웨스트체스터 병원은 간호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려 환자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까지 위험으로 내몰았다”며 “70% 이상의 간호사가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됐으며 대부분 검사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호사 보호를 위한 N95 마스크와 불투과성 의료복 미지급 ▲숙련 간호사 미배치 ▲임신부를 포함한 고위험군 직원에게 안전한 환경 미제공 등의 이유를 들어 뉴욕주 대법원과 연방법원에 각각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 첨부된 간호사 진술서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호소해도 병원 측이 검진을 거부해 자비로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한 개씩 지급된 N95 마스크조차도 너무 커서 감염 위험에 시달려야 했다. 또 여러 명의 환자를 보는데도 매번 같은 가운을 입으라고 했다거나 양성 반응이 나와 격리 중임에도 일주일 만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권유받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실제로 의료진들은 부족한 보호장구를 대신해 쓰레기봉투를 가운으로 활용했고 일부 의료진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몬테피오레 병원 대변인은 성명에서 “노조는 병원과 코로나19에 헌신하는 수천 명의 동료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병원과 간호사들은 정부의 비상 명령을 준수하고 코로나19에 맞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웨스트체스터 병원도 “소송이 걸려 있어 언급을 자제하겠지만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미국 전국간호사연합(NNU)은 21일 백악관 앞에서 개인보호장비 대량 생산을 위한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NNU는 보도자료를 내고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은 건강과 안전에 대한 연방 정부의 기준도 없이 개인 보호 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코로나19에 노출돼 있다”며 “의회는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보호장비를 생산하고 대대적인 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