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쇳물도 식는다…철강업계도 감산 시작·검토

입력 2020-04-21 16:55 수정 2020-04-21 18:21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철강업계가 잇따라 생산량 감소 결정을 내리거나 검토하고 있다. 통상 철강 생산량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연관성을 가져 전반적인 산업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이미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선 감산이 시작됐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포항, 광양제철소는 지난 13일부터 고철(철강 생산 원료 중 하나) 입고를 중단했다”며 “당분간 고철 재고로 생산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감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고철 가격이 올라 대체제 양을 늘리는 차원이지, 감산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도 연간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량을 기존 100만t에서 80만~90만t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자동차 등 철강제품 대량 소비 업종의 공장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자 내린 결정이다.

일반적으로 철강 생산량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 최근 전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IMF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철강업계의 타격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 연구원은 “2009년 이후 글로벌 조강생산량과 경제성장률 간 상관도는 86%에 달한다”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다는 건 조강 생산량 감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이미 감산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이탈리아 타란토제철소에서 25% 감산을 결정했고 프랑스와 스페인도 고로 4기의 일시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미국 철강사 US스틸은 고로 2기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일본 제철도 고로 2기를 이달 안에 중단시켜 연간 600만t을 감산할 예정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