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 위험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도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1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집중됐던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199개 금융기관 대상으로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 차주의 신용위험도 및 대출 수요를 측정한 결과다.
중기와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분기 중기의 신용위험지수는 50으로 직전 분기(17)보다 3배 가까이 높아졌다. 2008년 4분기(56)이후 가장 높다. 가계(27)와 대기업(23)도 같은 기간 대비 2~4배 가량 상승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경우,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계도 소득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다소 낮아진다. 2분기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20으로 1분기(20)에 이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초저금리 금융지원 대책으로 소상공인 대출 지원, 중소기업 대출의 만기연장·이자납입 유예 등 정부정책 지원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가계 일반에 대한 대출태도도 13으로 1분기(10)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계에 대해 만기연장, 이자납입 유예 조치 등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됐다. 다만 주택대출에 대해서는 -7로 1분기(-10)와 마찬가지로 강화 태도가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새마을금고,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는 한층 깐깐해질 전망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차주 상환능력 저하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대출금리를 높이는 등 여신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