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해공천, 핑크색” 전원책이 꼽은 참패 이유

입력 2020-04-21 14:42 수정 2020-04-21 14:43
황교안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종로구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분식점에서 어묵을 먹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가 미래통합당의 4·15총선 참패 요인으로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쉽 부재, 공천 갈등, 핑크색인 당색 등 모든 것이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쓰나미와 통합당의 공천도 문제지만 황 대표에게 참패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황 전 대표가 리더로서의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며 “황 대표의 화법, 걸음걸이, 지금 같은 행동 자체가 20대, 30대의 젊은이들과 거리가 아주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료 티가 그대로 묻어난다. 거드름이 몸에 배어 있다”며 “유세 때 어묵을 간장에 찍어 먹는 것도 어색했다. 차라리 가지를 말지”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알아야 한다. 평소에 지하철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이 선거 직전에 지하철에 올라타서 시민과 대화를 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전원책 변호사

전 변호사는 그러면서 통합당의 공천을 ‘자해 공천’으로 규정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 임무가 진보 진영 사고를 갖고 있다거나 도덕성에 엄청난 흠결이 있다거나 공직에 나가서는 안 될 다른 중대한 결함이 있다거나 이런 것을 관리해야 하는데 공천심사를 해 버렸다”며 “유리한 지역, 현역 의원이 있는 안방 지역에 다 전략공천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특히 황 대표가 공천에서 대선주자급으로 언급되는 인물들을 견제했다고 봤다.

그는 “당시 홍준표 후보가 양산까지 갔는데, 끝내 컷오프를 해 버렸다”며 “정치적 배신이기 이전에 인간적 도리를 못한 거고, 이런 식의 공천은 자기 경쟁자를 다 잘라버린 게 아니냐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무성 의원이 ‘광주 북구을에 가겠다’고 했는데 그걸 왜 막았는지 모르겠다”며 “호남을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신인 영입 한 사람을 순천에 보낸 것은 정말 이해 못 하겠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과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등이 제21대 총선일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당의 당 색깔인 핑크색도 문제 삼았다.

전 변호사는 “핑크색을 당의 상징색으로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이걸 누가 추천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며 “당 정체성과 아무런 상관없는 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보수의 색깔인 파란 색깔을 없애버리고 빨간색으로 갈아입었던 박근혜 비대위 때 이 비극이 이미 탄생한 것”이라면서 "파란 색깔인 보수 색깔을 벗고 정체성이 헷갈리는데 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보수가 정말 코미디가 됐는데 지금은 방법이 없다”며 “제일 먼저 정체성부터 찾고 이제는 나서지 않을 사람은 안 나서야 한다. 안 그러면 모두 다 파멸한다”고 경고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