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중앙은행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 “중앙은행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중차대한 시기다.”(주상영 금통위원)
2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새로 합류한 신임 금통위원들의 취임사엔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났다.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하면서 변신을 예고했다.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등 신임 금통위원과 연임의 고승범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주미대사 출신인 조 위원은 “세계 경제는 큰 혼란기에 빠져 있고, 한국경제는 그동안 지속해 온 구조적 변화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외 경제는 비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경제가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 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코로나19가 중앙은행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한은 역사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민간에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추가적인 정책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금융시장 충격을 넘어서더라도 경기부진과 고용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전례 없는 통화정책이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 위원은 “정부는 물론이고 중앙은행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중차대한 시기에 금통위원직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금융 안정과 경제활력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통위 사상 처음으로 연임하게 된 고 위원은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고 위원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은행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커져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 외에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신임위원의 경우, 조 위원은 기재부, 서 위원은 대한상의, 주 위원은 금융위 추천을 받았다. 연임한 고 위원은 한은의 추천을 받았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