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혈관 공격해 복합 장기부전 일으킨다”

입력 2020-04-21 13: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며 바이러스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갖고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망자가 17만명이 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온몸의 혈관을 공격해 복합 장기부전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대학병원 연구팀은 최근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혈관의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는 내피에 침투해 이 방어선을 무너뜨려 미세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며 “이후 혈액순환을 감소시키고 결국에는 혈액순환을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이 결과 체내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온몸의 장기가 복합 장기부전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폐는 물론 심장, 창자, 간, 신장 등 신체 곳곳에서 장기부전이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흡연자나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사람이 왜 코로나19에 더 취약한지를 설명해준다”며 “기저질환 보유자의 혈관은 원래 약하기 때문에 코로나19의 혈관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할 때는 환자의 혈관 상태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 중 기저 질환자나 고령자 등은 기존 혈관질환자들을 신경 써서 치료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혈관질환을 잘 치료하면 할수록 코로나19를 이겨낼 확률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