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구해줬더니… ‘한국사위’ 주지사에 화낸 트럼프

입력 2020-04-21 14:07
(애나폴리스 AP=연합뉴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 여사와 함께 애나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지사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메릴랜드 주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필요한 진단 키트를 한국에서 구매해왔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한국에서 키트를 사들이며 연방정부의 검사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한 모습이었다.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 차관보에게 “충분히 검사가 가능한데 메릴랜드 주지사는 왜 한국에서 키트를 가져왔느냐”고 물으며 상황은 시작됐다. 지로어 차관보는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그러나 미국에는 매일 초과 검사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기자가 “메릴랜드주는 충분한 키트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고 재차 묻자 지로어 차관보는 “가장 심하게 타격받은 주들은 한국을 훨씬 초과하는 검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방위비 협상 관련 질문에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기자의 질의가 이어지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섰다. 그는 “언제 한국에서 주문했는지 알지 못하고, 그나 의료 담당 공무원을 시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끼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가 펜스 부통령에게 먼저 연락했더라면 검사키트 확보에 필요한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연방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따랐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유미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에 기자가 “호건 주지사가 한국을 접촉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냐”고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그가 그럴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나는 그가 약간의 지식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주지사연합 회장인 호건 주지사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주지사들이 임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절대적인 거짓”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검사 키트를 확보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주 정부가 나서서 스스로 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18일 50만개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해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