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어린이날 무관중 개막 “팀당 144경기 유지”

입력 2020-04-21 12:42 수정 2020-04-21 13:09
정운찬(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프로 10개 구단 사장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어린이날(5월 5일)에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팀당 144경기씩 편성된 기존의 정규리그 경기 수는 유지됐다. 이를 위해 올스타전이 취소됐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가 축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정규리그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했다. 시즌 초반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며 “관중 유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살펴 단계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당초 예정됐던 지난달 28일로부터 38일을 순연하고 개막하게 됐다. 프로야구 개막 연기는 1982년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 개막전은 당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SK의 경기다. 같은 시간 서울 잠실에서 두산과 LG, 경기도 수원에서 롯데와 KT, 대구에서 NC와 삼성, 광주에서 키움과 KIA의 대결이 일제히 펼쳐진다.

프로 10개 구단은 개막 지연으로 약 30경기씩을 치르지 못했지만, KBO는 기존에 편성된 정규리그 경기 수를 모두 소화할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로 예정됐던 올스타전은 취소됐다. 정규리그 3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의 대결인 준플레이오프는 기존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됐다. 포스트시즌에서 11월 15일부터 편성될 경기는 동절기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수를 감안해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다.

시즌 중 우천 취소 경기는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로 편성된다. 선수의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는 연장전 없이 정규 이닝(9이닝)으로 종료된다. 각 팀은 더블헤더에서 엔트리 1명을 추가할 수 있다.

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연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종목이다. 2016년(833만9577명)부터 3년간 8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지난해의 관중 수만 해도 728만6008명으로 집계됐다. 어렵게 확정된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일은 다른 종목의 경기장을 포함한 체육시설 개방 계획, 실외 종목에 한해 2020 도쿄올림픽 예선·랭킹전 국내 개최 논의에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12일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 대만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프로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에 따라 개막일을 5월 11일 이후로 잠정했다. 30개 구단을 애리조나주로 모아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애리조나 플랜’이 제시됐지만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 LA 에인절스 타자 마이크 트라웃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의 반발에 휘말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독립기념일(7월 4일) 개막론도 거론됐다. 일본야구기구(NPB)는 도쿄도를 포함한 전국 도도부현 50여곳의 긴급사태로 번진 코로나19 확산세에 ‘6월 개막’이 거론되고 있다.

KBO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면 정규리그 경기 수를 축소할 계획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경기 수의 변수가 많다. 이사회는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보다 (정규리그 일정을) 잡아놓고 변수 발생 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경기 수가 줄어들면 팀 간 편차를 두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