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꼽힌 가드 박혜진(30)이 자유계약(FA) 협상에서 소속팀인 아산 우리은행에 남기로 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1일 박혜진과 2024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혜진은 2008년 우리은행에서 데뷔한 이래 이번 재계약을 통해 2024년까지 총 15년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실상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겠다는 결정이다.
박혜진은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서 돋보이는 활약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팀이 치른 28경기 중 27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14.7점을 기록, 국내 선수 중 3위를 기록했다. 팀 내에서도 외국인 선수 그레이에 이은 2위다. 경기당 평균 도움은 5.4개로 리그 전체에서 2위였다. 3점슛도 54개를 성공시켜 리그 3위였다. 팀 공격의 중심축이었던 셈이다.
앞서 박혜진은 올 들어 12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기여한 바 있다. 득점과 도움에서 꾸준하게 고른 활약을 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게 장점이다. FA 협상 기간 동안 복수 구단이 최고 대우 수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수로서 뛸 수 있는 환경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은 구단을 통해 “협상 기간 많은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선수는 12시즌 동안 6년 연속 통합우승과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이라면서 “이번 FA 계약은 그동안 구단과 감독, 선수 간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낸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했다. 우리은행은 현역 WKBL 선수 중 통산 득점 1위(역대 3위) 김정은을 비롯해 포워드 홍보람과도 재계약에 성공하며 전력 유출을 막는 데 성공했다.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FA 1차 협상에서는 부산 BNK의 도움왕 안혜지가 4년 간 연봉 3억원에 잔류 계약을 체결하는 등 5명이 원 소속팀에 남기로 했다. 이번 시즌 식스우먼상을 수상한 청주 KB의 포워드 김민정도 연봉 1억원에 3년 계약 조건으로 잔류를 선택했다.
16일부터 진행된 FA 2차 협상 중 아직까지 우리은행 이외 다른 구단의 계약 체결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WKBL이 선수의 연봉산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공헌도 순위에서는 인천 신한은행의 베테랑 포워드 한채진이 올 시즌 6위, 청주 KB의 포인트가드 심성영이 12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올시즌 다소 부진했던 용인 삼성생명의 에이스 박하나의 거취도 관심사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