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새 스마트폰 ‘벨벳’의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벨벳은 ‘물방울 카메라’, ‘3D 아크 디자인’ 등을 앞세워 기존 LG전자 스마트폰과 다른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가격을 책정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선보였던 G, V 시리즈를 국내에서 더 이상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내 시장은 ‘매스 프리미엄’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서는 열세인 만큼 전면전을 펼치기보다 특정 시장부터 파고드는 국지전을 펼쳐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V50S 씽큐’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었다. 매스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벨벳의 가격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벨벳 출고가가 80만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LG전자가 벨벳을 보급형이 아닌 매스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 한 만큼 가격도 무작정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LG전자는 벨벳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개발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상황을 고려할 때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처음부터 펼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LG전자에게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고, 스마트폰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LG전자가 지향하는 매스 프리미엄은 국내 시장에선 아직 미개척지에 가깝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위주고, 중저가 시장은 아직 주류라고 보기엔 어렵다.
국내 소비자들은 스펙에 예민하다. 벨벳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지만, 사양이 공개된 이후에도 호감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벨벳이 프리미엄폰이 아니라는 점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냅드래곤865가 아니라 한 단계 아래인 스냅드래곤765가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벨벳이 경쟁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벨벳은 삼성전자 갤럭시A90, 애플 아이폰SE와 경쟁해야 한다. A90은 출고가가 69만9000원이고 지원금 등을 더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애플 아이폰SE는 용량에 따라 55만~76만원이다.
브랜드파워에서 열세인 LG전자 입장에선 벨벳의 가격 경쟁력을 두 제품보다 우위에 두지 않으면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도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벨벳 가격 책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