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과 결혼해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50만회 분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를 확보했다. 그는 “한국인에게 빚을 졌다”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뉴욕타임즈(NYT)는 2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가 50만회의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한국산 진단키트를 공수했다고 보도했다. 메릴랜즈주가 지금까지 진행한 검사가 7만건 정도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분량이다. 한국산 진단키트는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호건 주지사와 아내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는 직접 공항에 나가 이를 맞이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한국산 진단키트를 확보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달 28일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가 시작이었다. 그는 “논의가 시작된 후 거의 매일밤 통화를 했다”며 “13시간의 시차와 언어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 모든 과정을 ‘작전’이라고 표현한 호건 주지사는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추켜세웠다. 실제로 이번 거래가 성사된 건 호건 주지사가 부인에게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호소를 했고, 호건 여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이다. 호건 여사는 한국 측과 여러차례 가진 한밤중 전화통화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대사, 홍석인 주미 한국대사관 공공외교공사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호건 주지사의 감사 인사는 같은날 브리핑에서 이어졌다. 그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몸을 돌려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홍 공사에게도 거듭 고마움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