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코로나19 대응 방식 수차례 비판
뒷불 붙은 일본, 누적 확진자 수 한국 추월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대응을 비판해 온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병원 교수가 내년 7월로 순연된 도쿄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와타 교수는 일본 후생노동성 재해파견 의료진의 일원으로 코로나19 집단 발병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파견됐던 감염병 전문가다.
이와타 교수는 20일 일본외국인특파원협회 주최 온라인 브리핑에서 “일본이 내년 여름까지 이 병(코로나19)을 다스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점에서 내년 여름 올림픽 개최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라며 “솔직하게 말해 올림픽을 내년에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 영국 일간 가디언,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가 이와타 교수의 주장을 실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도쿄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세계 체육계의 요구를 수용해 당초 오는 7월 24일로 예정됐던 올림픽 개막일을 정확히 364일 뒤로 미뤘다. 새로운 개막일은 2021년 7월 23일이다.
하지만 개최국 일본이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의 상용화도 기약할 수 없어 내년으로 미룬 올림픽 개최를 놓고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오전 9시까지 파악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751명(사망 171명)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 확진자 수(712명·사망 13)를 포함하지 않아도 한국의 확진자 수(1만674명·사망 236명)를 능가했다.
이와타 교수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수차례 비판해 왔다. 지난 2월 18일 유튜브를 통해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부 상황을 “비참하다”고 폭로했고,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를 향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검사량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모든 가정에 정부 보유 면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일, 이와타 교수는 SNS에 “면 마스크가 의료용 부직포 마스크보다 감염병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는 실험 자료가 있다. 한마디로 돈 낭비”라고 작어 지적했다.
이와타 교수는 일본 안에서 지지와 반발을 동시에 얻고 있다. 일본외국인특파원협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이와타 교수의 온라인 브리핑 영상 아래에는 “또 방해하러 왔는가(また邪魔しにきたな)”라는 식의 비난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와타 교수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무관중, 혹은 제한적 관중 유치를 제안했다. 그는 “세계의 방문객이 (올림픽 개최지로) 찾아온다. 감염병 통제를 일본에서 이뤄내도 모든 국가에서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