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반등했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1900선을 내줬다.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이번 주부터 줄줄이 예정된 기업 실적 발표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17포인트(0.84%) 내린 1898.36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1908.34로 출발했지만, 장 후반 내림세로 전환됐다. 지난 17일 3% 넘게 오르며 한달 여만에 1900선을 탈환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코스피에선 개인이 9579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이날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 4948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485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03포인트(0.48%) 오른 637.82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상반기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대거 예고된 만큼 국내 증시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 기아차, 삼성에스디에스,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와 SK하이닉스, 기아차는 최근 한달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안에 든 종목이기도 하다.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 계속된다. 20일(현지시간) IBM을 시작으로 21일 넷플릭스 등 대형주들이 실적을 내놓는다. 특히 23일에는 아마존과 반도체산업 대표 회사 인텔의 1분기 성적이 나온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달 폭락 이후 낙폭을 절반 이상 만회했으나, 향후 기업 실적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낙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다른 실물경제 충격이 아직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되면서 ‘고용 쇼크’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 등은 예견된 것이었던 만큼 주가가 단기간에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반등도 대부분 기업 이익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경제 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이뤄졌다”며 “여전히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증시에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선행성이 두드러지는 증시는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경감된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