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 안두른 영웅” 차량시위대 맨몸 저지한 美간호사 [영상]

입력 2020-04-20 17:16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한 시위 참가자의 차량을 간호사가 막아서고 있다. 포토 저널리스트 Alyson McClaran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 차량들을 맨몸으로 막아선 간호사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당국의 봉쇄 조치를 풀라는 시위가 열렸다. 수백명의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 인근에 모였고 일부 시위대는 차에 탄 채 경적을 울리는 차량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자유가 공포보다 우선한다” “사회주의를 택하느니 코로나바이러스를 택하겠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고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 초록색 의료복을 입은 2명의 간호사가 나타나 이들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섰다. 일부 시위대는 차에서 내려 삿대질을 하며 항의했으나 간호사들은 시위 차량 앞을 막아선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포토 저널리스트 Alyson McClaran 페이스북 캡처

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간호사들이 막아선 시위 차량은 경적을 쉴 새 없이 울렸다. 해당 차에 탑승해있던 여성은 창문으로 상체를 빼고 나와 비키라고 고함치며 “공산주의를 원한다면 중국으로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들을 외면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간호사들을 향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바친 콜로라도의 의료 종사자들이 시위를 막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며 “오늘 시위의 이기심과 무지는 최고의 특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도 “모든 영웅이 망토를 입는 것은 아니다”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탱크를 홀로 막아선 사람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ThisIsAmerica(이게 미국이다)’란 해시태그를 달며 이들을 추켜세웠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19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5만5533명, 사망자는 4만461명에 달한다. 미국은 지난 11일 누적 사망자 2만명을 넘기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나라가 됐고 8일 만에 누적 사망자는 두 배로 증가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