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등돌린 김종인 “생존 걸렸는데 개념없다”

입력 2020-04-20 17:04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패배 이후 새 지도체제 구성과 향후 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물망에 오른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0일 “생존의 문제가 달렸는데, 개념이 없는 것 같다”며 통합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03석(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 포함)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당을 추슬러야 다음 대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아직 그런 데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나도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일보다 당내 주도권 잡기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도 그 사람들을 경험해봤다. 그 당의 생리가 그렇다”며 “지난번 선거(20대 총선)에서도 공천 문제니 뭐니 해서 선거가 그렇게 됐단 걸 아직도 반성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주장하는 ‘수습형 비대위 이후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 “지금부터 8월까지 (하라고 하면) 뭘 하러 가겠나. 그건 상식에도 맞지 않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태흠 의원의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반대 주장에 대해서도 “내부에서 하든, 외부에서 하든 자기네 생존을 위해 무엇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생각해야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꾸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 등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고견을 다양하게 들었다”며 “그러나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하나로 합일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비대위’ 등 특정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심 원내대표는 “김종인의 ‘김’ 자는 다른 설명할 때 딱 한 번 나왔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염두에 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